낙동정맥 종주엘범.

낙동정맥(매봉산 천의봉~다대포 몰운대) 종주를 마치고...

이슬이 애인 2013. 2. 12. 07:21

낙동정맥 종주를 마치며...

 

 

백두대간상 매봉산 천의봉에서 동북 방면으로 잠시 내려서면 1145m의 무명봉이 있고

이곳에서 분기하여 동해안을따라 울진.영덕.포항.경주.울산.부산을

서로는 낙동강 유역으로 태백.봉화.영양.청송.영천.경산.밀양.김해를 거느린

옛 태백산맥을 말하며 장장 천리에 가까운 마루금을이어 

부산 다대포 몰운대에서 그 맥을 바다에 가라앉이는 산줄기다.

 

2011년 1월 23일 출발하여 총15회에걸처 수없이 많은 산과봉우리.

고갯길을 넘고 또넘어서 2012년 6월 17일 몰운대 철썩이는 바다에 손을 담글수 있었다.

그저 산줄기를 따라가 본다는 맹목적인 믿음하나로 차곡차곡 쌓아온 발품이 

천리를 이루고 무사 무탈하게 종착지에 서고보니 만감이 교차하고

애잔함과 뿌듯함이 가슴한켠을 적시며.그동안 함께걸으며 나눈 이야기며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치고 잔잔한 미소를 짓게한다.

 

엄청난 산의 기세에눌려 두려워도 하였고

산정에서 맞이하는 멋진 일출을보며 나만의 축복인양 착각속에서 행복해하며

철따라 피어나는 야생화와 이야기를 나누며 이름도 물어보고...

환상적으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구름바다에 풀쩍 뛰어들고픈 충동을 느끼며

잠시나마 어린아이가 되여 보기도 했었지.

매번 불을켜고 시작되는 산행은 불편하기 그지없고 

아무도 지나지않은 혹한의 눈위에서 길을찾기가 쉽지않아 많이 헤메인날은 

녹초가되어 이일을 누군가가 시키면 하겠는가하는 반문도해 보았었지.

꽃피는 봄날도 있었지만 종일내리는 빗속을 키큰 잡목을 헤치며 걸을때는

오히려 추운 겨울이 그립기도 했고.걷기좋은 가을날은 너무짧아

훗날 시간이 많을때의 가을엔 매일 산에 가야겠다는 당찬꿈도 꾸었는데...

높은산 깊은산골 작은 밭떼기에 식솔들의 목줄을걸고 힘들지만 열심히

삶을 일구어가는 소박한 모습에서 엄청난 부와 편리함을 누리고 살면서도 

더큰 욕망에 목말라하는 도시의 풍경까지 두루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에 

잠기곤 했었지만 어느쪽이 좋은지는 난 아직도 모르겠다.

세월이 조금더 흐르면 자연이 알게될터 굳이알려고 애쓰진 않으리.

 

내 인생길엔 러셀을하며 한발한발 걸어야할 눈길도.질척이며 바지 가랑이를 잡는 빗길도 있을것이고

숨을 헐떡이며 비지땀을 흘려야하는 험한 오름에 룰루랄라 손잡고 웃으며갈 능선길도 있겠지.

선답자들이 말하기를 대간길은 선비의 길이요 정맥길은 종놈의 길이라던 이야기를

실제 경험으로 터득하며 가마득이 높고 험한 산이라 하여도 한걸음 한걸음 꾸준이 가다보면

어느덧 정상에 올라있음을 알았듯이 그 어떤길을 만난다 하여도

두려워 하거나 자만하지않고 천천히 태연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가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함께해서 참 좋은 김용균.이경재.이경희.임대홍 너무너무 고맙고

그대들이 있기에 또 다른 산맥을 그린다오 ^^

 

                                                            이슬이 애인 ^^